2016 4월 총선을 앞두고
내일이면 20대 국회의원을 뽑을 총선이 실시된다.
대한민국이 제대로 된 나라라면
아니,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제대로 된 사람들이라면 내일 선거 결과에서 새누리-구 한나라-세력은 몰락해야 한다.
하지만 아마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새누리가 과반 혹은 그에 준하는 자리 보전을 하게 되겠지.
이번 선거 결과는 대한민국에 미래가 있는지 없는지를 엿볼수 있을 거의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미 2번의 대통령과 집권을 거치면서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그들이 이루어 놓은, 그리고 이루어 나갈 일들을 생각해보면 일부 국민을 제외한 다수의 생활과 앞날이 얼마나 막막한지 뻔히 보임에도 불구,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외면하고 있다.
다시 한번 5년의 시간을 준다면 이미 자리잡힌 그들의 토대는 굳건해질 것이며, 그로 인한 피해와 부작용을 복구하기 위해 걸리는 시간은 한 세대 이상이 걸릴 것이다.
생각해보자.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남을 위해 나를 희생하는 일은 숭고한 일인가?
그 일을, 내 주위 사람 혹은 가족이 한다면, 나는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경제력과 인간성, 어떤 것에 가중치를 부여하겠는가?
아직은 인간성을 우선시하던 시대에 태어나 인명존중을 배우며 자란 입장에서 말하자면,
숭고한 일이며/그사람이 대단하다고 생각될 것이며/인간성에 둔다.
하지만 오늘날의 일반적인 대답은
숭고한 일이며/하지 말라고 말리고 싶으며/경제력에 둔다 일 것이다.
나를 위해 사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남을 위해 나를 희생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며 대부분은 하려고도 들지 않는다. 희생은 커녕 내것을 양보 조차 하기 싫어하는게 일반적.
물론 모든 사람들이 서로 양보하고 희생하며 살 필요는 없다. 하지만 분명 세상에는 하기 꺼려지는 일들과 내 손해를 감수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들이 있다.
화재가 난 장소에 아직 못나온 사람이 있다면 위험을 감수하고 구하러 가는 이들이 있고,
스승으로서 위험에 처한 제자를 구하려고 끝끝내 노력하다 목숨을 내놓는 이들도 있다.
나라의 독립이라는 다소 이념적 결과를 위해 생을 바친 이들 역시 있었다.
이들은 숭고하다.
정말 대단하고 본받아야 할 인물들이지만,
오늘날 그대는 그들과 같은 삶을 살 생각이 있는가? 당신의 자녀, 후손에게 그들처럼 살라고 할 수 있는가?
남을 위해 나를 희생하는 것이 숭고할 뿐만 아니라 필요한 이유는, 그런 일들이 있어야만 '우리'가 다 잘 지낼수 있기 때문이다.
'나' 개인적으로는 분명히 손해일 수 있지만, '우리'라는 모임, 단체, 조직이 나의 희생으로 인해 원활한 유지가 가능하다면 '나'의 양보 또는 희생은 일정 수준 필요하고 때로는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이때, 한 개인만 일방적으로 희생되서는 곤란하다. 구성원 서로가 이번엔 저 사람이지만 나도 필요하다면 희생하겠다 라는 암묵적 합의가 없다면, 희생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서로 눈치만 보고 끝내 아무도 나서지 않아 모두가 손해를 보는 결과를 초래한다.
아울러 희생을 한 개인에게 어떤 식으로든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 신체 상해에 대한 치료비 지원, 격려금, 유공 혜택 같은 물질적인 것이든 주위 사람들의 격려와 인정, 훈장 같은 정신적인 것이든 간에.
우리 라는 말은, 확장하면 결국 사회 혹은 나라가 된다.
나의 희생으로 인해 내가 속한 사회가 잘 된다면, 그리고 그 혜택이 다시 나에게 혹은 내 후손에게 제대로 돌아간다면 누군들 숭고한 일에 나서길 꺼리겠는가?
그러나 아쉽게도, 대한민국은 그런 나라가 되지 못했다.
이미 첫 단추가 잘못 꿰어졌기 때문이다.
한번 내뱉은 거짓말을 수습하기 위해 두개, 세개의 거짓말을 자꾸 만들어 내야 하듯
애초 나라가 독립되는 시점에 친일파였던 세력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것이 오늘날 모든 부작용의 근본 원인이라고 믿는다.
친일파가 친미파가 되고, 본인들의 자리 보전을 위해 정작 힘겹게 독립운동을 해왔던 인물들을 모략해서 밀어내고, 본인들의 과오는 합리화/미화/삭제 등을 통해 세탁한 결과 그들은 결국 살아 남았다.
단순히 생존한 것 이상으로, 남부럽지 않게 잘 살고 있지.
경제력이 모든것에 우선하는 자본주의라는 세계적 추세와 맞물려 친일파와 그들의 후손과 그들에게 빌붙어 먹고 살고자 했던 이들이 한마음으로 뭉쳐 만들어낸 결과가 오늘날의 대한민국인거다.
나는 손해보지 않기 위해 양심을 팔고, 남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그럼에도 그 희생에 보상을 주면 그것 또한 나의 손해이기에 이번엔 그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일들을 통해, 친일파는 절대적인 경제력을 손에 넣었다.
경제력을 바탕으로 70-80년대 정부의 발전계획 등 정보를 사전에 입수, 땅 장사를 통해 엄청난 수익을 창출해내고 이 수익은 다시금 정권 관계자들과 나눠 먹으며 인맥과 돈줄을 유지/강화 한거다.
저 과정이 90년대를 지나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면서 5공-한나라-새누리를 이어 가며 끝끝내 생존해온 연줄 정치꾼들이 있기에 이제는 친일파 후손과의 그런 '연대'가 당연하다고 생각할 정도가 되버린거지.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는,
1.진짜로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누군지 불분명한데다가,
2.독립운동가로 밝혀졌음에도 그에 대한 대접이나 후손에 대한 복지가 형편 없을뿐 아니라
3.왜 저들을 제대로 대우 않하나 라고 항의하는 무관한 사람 조차도 불이익을 받는 것을 보면서
아 나는 나서지 말아야겠구나 하게 되는거다.
학습된 무기력.
해 봐야 달라질것 없다. 나서지 않으면 별일 없겠지. 나만 아니면 돼.
친일파(와 그들의 연계세력)의 적극적인 조작과, 다수 국민의 수동적인 포기와 맞물려 우리나라는 급속도로 망가져 온거다.
이 모든일의 책임은, 그리고 이를 바로 잡을 힘은
결국 대다수의 국민에게 있다.
후,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런 일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의 권리와 의무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은 드문것 같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내일의 이변을 기대해보지만, 역시나가 되지 않을까 싶어 우려된다.
역시나의 끝엔, 내게도 포기가 오지 않을런지.....
덧>
오늘날 당신의 자녀들은 학교에서 3가지 위치 중 하나다.
따를 당하거나,
따를 하거나,
따를 방관하거나.
이때 따를 방관하는게 사실상 암묵적인 동의라는걸 당신은 안다.
마찬가지로 부정/불법에 대한 침묵은 동의와 다름 없다.
자녀들의 저런 행태에 대해 부모로서, 기성세대로서 당신은 무슨 말을 해줄수 있는가?
아니, 애초에 아이들이 누구에게서 저런 일들을 배웠겠는가?
분명히 말하지만, 부정/불법에 대해 그 대상이 내가 아니라고 안심하고 넘어가는 일은 세상에 둘도 없을 멍청하고 미친 일이다.
다행스럽게도 이번은 아니었을지라도, 다음에도 내가 아니라는 보장은 없다.
내가, 내 자녀가, 아무런 잘못도 없이 불합리한 이유로 인해 어느 건물에서, 차에서, 배에서
예상치 못한 부상 혹은 죽음을 맞게 될지 불안하지 않다면,
아니, 나는 전혀 그런일을 겪지 않아 라는 자신이 있다면, 대한민국은 살기 좋은 나라다.
조금이라도 불안하다면, 그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이제라도 행동해야 하지 않을까?